중3 가을, 친구가 교통사고로 죽고 할머니가 내 방 맞은편에서 운명하시고 고모부가 암으로 돌아가셨다.
순서가 맞는지..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.
그 때부터 가을이 싫었다. 알싸한 바람사이로 따뜻한 햇살이 마치 죽은 그들이 내게 비춰주는 기분을 느꼈기 때문에..
가을 햇살을 받으면 항상 그런 기분에 사로잡힌다.
아무튼 이 곳 핀란드가 지금 그런 날씨다.
이십여년동안 같이 살았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.
나는 모르는 채 장례식은 진행되었고 지나고 나서 알게되었다.
그러니까 지금 내 심리상태-불안증과 민감함-을 나는 또 할아버지 탓을 아니 가을 탓을 하고 있는거다.
모르겠다. 회피하기 딱 좋은 말. 모르겠다.
블랙코미디로 승화시켜 현실의 괴로움을 잊는 걸 즐기다보니 이제 어디까지가 코미디고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헤깔리기 시작한다.
재미없다.
오빠가 출근할 때 항상 깜빡하길래 핸드폰 챙겼냐고 물었다. 안챙겼단다. 그래서 내가 가져다 줬다. 내 핸드폰을. 내 핸드폰을 챙겨줬다.
자다깨서 정신없었나보다. 난 그 상황이 너무 웃겼는데 오빠는 웃지 않고 정색을 했다. 왜 오빠는 웃지 않은거지, 너무 슬펐다. 재미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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